[시사위크=김민성 기자] 한적했던 수변 시민공원이 시끌시끌하고 바다 냄새 물씬 풍기는 수산시장으로 변했다. 이를 놓고 지역주민과 상인들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곳은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에 위치한 해오름공원이다. 인근 소래포구에서 장사를 하던 상인 280여명이 최근 이 공원에 터를 잡았다. 지난 3월 소래포구에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갈 곳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소래포구 축제가 이곳에서 열렸는데, 그 뒤로 떠나지 않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민들이 휴식을 취해야할 공원이 시장통으로 변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상인들은 생계 문제를 호소한다. 원래 장사를 하던 곳에서 다시 장사를 시작하려면 최소한 내년 5월까지 기다려야 하고, 그마저도 확실하지 않다.

주민과 상인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정부 및 지자체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곳에 임시어시장을 여는 것이 불법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고, 남동구는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설명회를 준비했지만 무산됐다. 이후 상인회가 임시어시장 설치를 강행하면서 주민들은 이를 제지하지 않은 남동구에 대해서도 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결국 주민들이 상인회와 남동구 관계자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현재로선 양측의 입장 차가 워낙 커 더 큰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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