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으로 다시 만난 케빈 듀란트(맨 왼쪽)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맞대결은 지난 수 년 간 NBA에서 손꼽히는 빅 매치였다. 케빈 듀란트-러셀 웨스트브룩이라는 ‘다이나믹 듀오’를 보유한 오클라호마시티는 당대 최강팀으로 군림한 골든 스테이트를 상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팀으로 뽑혔다. 그러나 이 라이벌 구도는 작년을 기점으로 완전히 바뀌게 된다. 케빈 듀란트가 골든 스테이트로 이적을 선언하면서부터다.

8년간 듀란트와 동고동락하며 그의 성장기를 지켜봤던 오클라호마시티는 충격에 휩싸였다. 바로 직전 시즌 오클라호마시티가 플레이오프에서 골든 스테이트에게 4대3으로 무릎 꿇었던 기억이 생생했기 때문에 배신감은 더욱 컸다. 지난 2016/17시즌, 금문교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고 체서피크 에너지 아레나를 찾은 듀란트에게 오클라호마시티 팬들은 컵케이크가 그려진 플래카드를 흔들며 야유를 보냈다. 컵케이크는 미국에서 ‘애송이’·‘겁쟁이’등을 의미하는 속어로 쓰인다.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 두 선수는 행복했을까. 적어도 듀란트는 그랬다. 이적 첫 시즌인 2016/17시즌 골든 스테이트는 다시 왕좌에 올랐으며, 케빈 듀란트는 결승전 다섯 경기에서 평균 35.2득점을 기록하며 파이널 MVP를 수상했다.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골든 스테이트에 대한 애정을 수없이 드러낸 것은 덤이다.

홀로 남겨진 웨스트브룩은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했다. 지난 2016/17 시즌 러셀 웨스트브룩이 기록한 USG(공격점유율) 40.8%는 NBA 역대 신기록이다. 31.6득점·10.4어시스트·10.7리바운드라는 전무후무한 평균기록을 올린 웨스트브룩은 시즌 MVP를 수상하며 자신의 노고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웨스트브룩은 오클라호마시티가 전 시즌보다 8패를 더 쌓는 것도,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휴스턴 로켓츠에게 허무하게 패하는 것도 막지 못했다.

이후 오클라호마시티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폴 조지와 카멜로 앤서니라는 동부지구의 정상급 포워드 두 명을 영입하며 ‘빅3’ 체제를 갖춘 것이다. 웨스트브룩 혼자서는 대권을 노릴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새로 태어난 오클라호마시티가 골든 스테이트를 상대할 수 있을지는 23일(한국시각) 확인할 수 있다. 이날 두 팀은 이번 시즌 첫 맞대결을 펼친다. 당초 케빈 듀란트가 발목 부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골든 스테이트의 코치진은 경기 당일 듀란트의 출전에 문제가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랜만에 친정팀을 방문한 듀란트도, 자신들의 옛 영웅에게 다시 야유를 보낼 준비를 갖춘 오클라호마시티의 열성팬들에게도 다행스런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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