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팀에서 재판부에 제출한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이틀 뒤에도 성형 시술을 받았다. 시술 사실을 숨기기 위해 당시 일정을 최소화했다는 게 특검팀의 생각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성형 시술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검팀에서 재판부에 제출한 수사보고서가 불씨를 당겼다. 당초 특검팀은 수사 결과를 발표할 때까지만 해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시술이 세월호 참사 발생 한 달 뒤부터 이뤄졌다고 알렸다. 하지만 수사보고서에는 세월호 참사 이틀 뒤에 시술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는 특검팀의 의견이 실렸다.

SBS가 확보한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김영재 원장은 2014년 4월18일 청와대 인근 커피전문점에서 자신 명의의 신용카드로 음료값을 결제를 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진료 및 청문회 위증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특검팀은 김영재 원장이 이른바 ‘보안손님’으로 분류된 만큼 커피전문점에서 청와대 관계자와 만나 청와대로 함께 이동한 것으로 봤다.

수상한 정황은 이틀 뒤에도 있었다. 김영재 원장의 부인 박채윤 씨의 휴대전화에 남은 위치 정보에 청와대 방문 사실이 드러났다. 시술 뒤 사후관리를 위해 청와대를 방문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음날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왼쪽 턱에 시술 흔적이 보였다. 이 같은 사례는 한 달도 안 돼 다시 재현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미수습자 가족 면담을 나흘 앞뒀을 때다. 김영재 원장이 5월12일 청와대에 방문하고, 이튿날 박씨가 청와대를 다녀 간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또 한 번 멍자국을 보였다. 특히 특검팀은 세월호 참사 발생 34일 만에 발표한 대국민사과 전후에도 시술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두 부부가 5월 한 달 동안에만 청와대를 방문한 게 최소 다섯 차례 이상이라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부터 일정을 최소화했다. 참사 당일인 4월16일부터 24일까지 9일간 일정은 단 4건에 불과했다. 이중 2개는 세월호 참사로 불가피한 일정이었고, 그마저도 오전 중에 마칠 수 있도록 계획됐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시술 사실을 노출시키지 않으려 했던 게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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