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이 운영하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서부발전이 운영하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사고 및 은폐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9월 정하황 전 사장이 사임하고 정영철 직무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어수선한 분위기다.

태안화력에서 안타까운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은 지난 15일이다. 3호기 정비작업을 하던 40대 근로자가 기계에 끼어 끝내 숨졌다. 사망자는 A원청업체의 협력업체 소속이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알려지지 않았던 또 다른 사고도 드러났다. 사망 사고 보름 전인 지난 1일, 3호기 같은 장소에서 폭발사고가 있었던 것이다. 이 사고로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으나, 2명이 화상 등의 부상을 입었다. 부상 정도도 상당히 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고 역시 A원청업체에서 발생했다. 두 사고의 공통점은 A원청업체 외에도 또 있다. 사고발생시 지켜야할 매뉴얼을 전혀 지키지 않았고, 은폐 의혹에 휩싸였다는 점이다. 사고가 발생하면 방재센터에 신고해 자체 구급대가 출동해야 하는데, 당시 사고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은 신고를 하지 않았다. 1명의 사망자와 2명의 부상자 모두 구급대가 아닌 승용차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 자체는 물론이고, 사후 조치에서도 심각한 안전불감증을 드러낸 것이다.

은폐 의혹의 경우, 한국서부발전 차원의 관리부실이 근본원인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것도 불과 보름 사이에 사망 및 폭발사고가 두 차례나 발생했는데, 모두 은폐 시도 정황이 포착됐다.

최근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내부기강이 땅에 떨어졌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렵다. 한국서부발전은 현재  정영철 사장 직무대행이 수장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정하황 전 사장이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났기 때문이다. 정권교체 이후 다른 사장들과 함께 일괄사표를 제출한 것이었지만, 정하황 전 사장의 경우 선임과정에서 산업부 개입 및 배점조작 논란이 제기됐다. 현재 정하황 전 사장 선임 압력을 넣은 산업부 관계자는 구속된 상태다.

태안화력에서는 지난해에도 사고가 잇따랐다. 5월엔 대형 화재가 발생했고, 2월엔 근로자 2명이 추락사했다. 전국플랜트건설노조에 따르면, 태안화력에서만 최근 6년간 9명이 목숨을 잃었다.

노조 측은 최근 잇따른 사고와 관련해 “반드시 제대로 된 사고 원인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사고 예방대책이 수립될 때까지 작업중지 명령이 해제돼선 안 되고, 3호기에 내려진 작업중지 명령을 특별근로감독과 병행해 태안화력발전소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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