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우원조 
▲17대 국회의원 비서관 ▲18대, 19대, 20대 국회의원 보좌관 ▲19대 전반기 국회부의장 비서관 ▲부산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

“권력은 수 세기를 넘어서는 오래된 석조 건축물 같은 거다.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존중할 수 없다.”

빌 클린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극찬한 미국 정치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주인공 프랭크 언더우드가 내린 ‘권력의 정의’다.

드라마 제목인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는, 카드로 쌓은 집처럼 엉성하고 비현실적인 계획을 의미한다. 또한 미국 하원을 House라고 부른다는 점과 Cards가 도박을 의미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권모술수가 판치는, 그래서 엉성하고 불안정한 하원을 은유하는 중의적 의미도 있다. 말 그대로 비정하고 더러운 정치판의 음모, 권모술수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

대한민국 정치판에서도 드라마와 같은 일들이 끊이질 않는다.

지난 20일,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같은 날 친박 핵심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의 자택과 의원회관 등에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루어졌다. 신구정권 실세가 나란히 검찰의 칼날 위에 서게 됐다. 현 정부 하에서 진행되고 있는 적폐수사가 여ㆍ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형국이다.

당대의 정권 실세들의 말로가 참으로 비루해진 셈인데 이는 권력이란, ‘세월이 지나도 끄떡없는 철옹성 같은 거라는 믿음’이 만들어낸 결과인지도 모른다.

보좌관으로서 지켜본 정치판의 권력은 늘 위험하다. 최악의 인간을 끌어들이고, 최상의 인간들을 망친다. 권력은 그것을 잡으려고 몸을 낮추는 자만이 얻는 것임에도 권력을 잡은 자들은 이를 망각하고 만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치게임의 승리로 얻은 권력과 자리는 결국은 사라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대한민국 헌법 1장 1조를 따르는 권력은 지속가능할 것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 진리와 함께 “십 년 가는 권세 없고,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권불십년(權不十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의 의미를 현재 정치를 하고 있는 사람들과 앞으로 정치를 하고자 하는 지망생들이 가슴 깊이 잘 새기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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