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가 삼성전자의 애플 비방광고에 후속탄을 공개했다. (좌측부터) 삼성전자의 광고 마지막 부분과 모토로라 광고의 도입부분.<유튜브>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중국 레노버로 인수된 모토로라가 최근 애플을 저격한 삼성전자의 광고를 패러디했다. 선두업체와 엮임으로써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모토로라는 22일(현지시각) 자신들의 페이스북에 “삼성 모바일 USA의 광고를 좋아하지만, 당신들은 결말을 잊은 것 같다”며 ‘모토Z2’의 광고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의 시작은 앞서 삼성전자가 선보인 광고의 후속작인 느낌을 준다.

이달 초 삼성전자가 공개한 애플 아이폰의 디스 광고에선 연인관계인 한 남녀가 2007년부터 각각 아이폰과 갤럭시 시리즈를 사용하면서 겪는 차이점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이 광고는 갤럭시를 사용하는 주인공이 거리를 지나다가 애플스토어 앞에 서있는 M자 헤어스타일의 남자를 돌아보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삼성전자는 마지막 장면에 “갤럭시로 업그레이드 하세요(Upgrade to Galaxy)”라는 문구를 띄운다.

모토로라의 광고는 삼성전자 광고의 주인공과 닮은꼴의 배우가 길거리에서 뒤돌아보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이후 집에 돌아온 남성은 삼성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시청하다가 여자친구의 스마트폰 기능에 놀란다. 모토Z에 전용 소형 빔프로젝트를 장착해 더 큰 화면에서 동영상 재생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영상의 말미엔 ‘Up-upgrade to Motorola’라는 문구가 노출된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겨냥한 광고를 이어받아 자신들의 장점을 내세운 셈이다.

모토로라의 이 같은 디스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들은 과거부터 업계 선두에 선 업체들을 상대로 패러디 광고를 꾸준히 보였다.

모토로라의 경쟁사 디스광고.<유튜브>

피처폰 시절엔 삼성전자 직원으로 연상되는 한국인들을 출연시켜 자사의 휴대폰을 보고 감탄하는 장면을 연출했고, 2011년 자사 첫 태블릿 제품 ‘줌’ 출시를 앞두고 애플의 광고를 패러디하기도 했다.

이는 모토로라가 2012년 구글에 인수되면서 살짝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2014년 레노버의 품에 안긴 후 본격 재개됐다. 특히 지난해 모토로라는 발화사건을 일으킨 갤럭시노트7을  겨냥, “‘어느 제조사’와 다르게 우리는 모든 배터리 검사와 품질을 최고의 기준으로 준수하고 있다”라는 광고이미지를 공개했다.

또 올해 4월엔 모토로라 Z의 광고 컨셉을 흰색과 검은색으로 잡고선 “그들은 헤드폰 잭을 바꿨다. 우리는 스마트폰을 바꿨다”는 문구를 내걸었다. 이어폰 단자를 제거한 아이폰7을 풍자한 셈이다.

아울러 갤럭시와 아이폰은 낙하로 액정이 산산조각나는 반면, 자신들의 스마트폰은 파손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 영상을 제작, 공개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네거티브 광고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데 효과적이라는 점을 노린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 삼성·애플을 겨냥한 광고영상은 일반 영상보다 훨씬 높은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특히 이번에 선보인 광고의 경우 공개한지 이틀 만에 조회수 7만 건을 넘겼다.

모토로라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들의 조회수.<유튜브>

다만 이 같은 전략은 단시간 관심을 끌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론 소비자들의 피로도와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1위 사업자라면 디스전을 할 이유가 없다”며 “뒤처진 업체들이 조급함을 보여주는 결과다. 하지만 자칫하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