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유승민(오른쪽) 신임 당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사면초가’에 처한 모양새다. ‘끝장토론’ 이후에도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를 둘러싼 찬반 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양측은 서로를 향한 공개적인 비판도 서슴지 않고 있다. 당 대표 취임 기자회견에서 “두세 달 내로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고 했지만 네 달이 다 돼가고 있는 현재 정당 지지율은 최저치다.

지난 21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놓고 ‘끝장토론’을 벌인 결과 “통합 논의는 잠정 중단한다”는 결론을 내리고도 찬성파는 찬성파대로, 반대파는 반대파대로 제 갈 길을 가고 있는 상황이다. 안 대표는 끝장토론 바로 다음날 양당 통합을 논의하는 토론회에 참석해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를 만났다.

통합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박지원·정동영·천정배 등 호남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평화개혁연대’를 구축해 조직적인 반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양 측의 공개 설전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박주현 최고위원은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원총회에서 대다수의 의원들이 통합논의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당 지도부는 의원들의 의견은 그냥 들어봤을 뿐이라는 태도로 보란 듯이 통합 일정을 강행하고 있다”며 “당장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가) ‘통합 안 하겠습니다’ 이렇게 얘기를 해놓고 기자들한테는 ‘통합으로 간다’ 이러더라. 사람을 앞에다 두고 병신을 만들더라. 제가 병신될 사람이 아니지 않나”라는 등 안 대표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구상유취’라는 표현도 썼다.

설상가상으로 정당 지지율도 최저치를 찍었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11월 넷째주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47%), 자유한국당(12%), 바른정당·정의당(5%)에 이어 가장 낮은 수치다. 당 안팎의 시끄러운 상황이 그대로 지지율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야권 대표인물’ 여론조사에서도 안 대표는 3위에 그쳤다. 1위는 유승민(26.2%) 바른정당 대표, 2위는 홍준표(18.2%) 자유한국당 대표였다. 이는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소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일 오전 10시~오후 8시, 19일 오후 1시~3시까지 2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5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P 응답률은 11%였다.

이런 상황에서도 안 대표는 계속해서 통합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통합 찬성파인 장진영 최고위원은 “우리 당에서 먼저 유승민 대표를 초청하고자 한다. 바른정당에서도 안철수 대표를 초청해서 궁금한 것들, 의심나는 것들을 허심탄회하게 묻고 대답하는 과정을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반대파 역시 평화개혁연대를 구축하고 조직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의당의 내홍이 쉽사리 사그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