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연일 후보자들에게 발언에 신중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사진은 이재명 대표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8일 오후 인천 부평역 북광장에서 열린 인천시당 총선 출정식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후보자들에게 발언에 신중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사진은 이재명 대표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28일 오후 인천 부평역 북광장에서 열린 인천시당 총선 출정식에서 참석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4‧10 총선’이 1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후보자들에게 발언에 신중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이는 여당의 혼란으로 민주당이 우위에 선 상황에서 막말 등의 잡음으로 실점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해찬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29일 “겸손하고 진중하게 품위 있는 유세·선거운동을 통해서 국민들의 드높은 심판 의지를 받아오는 데 전념해야 할 것 같다”며 ‘막말 경계령’을 내렸다. 

이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이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대응을 자제하라는 의미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여당 대표는 상대방에게 할 수 없는 욕설까지 퍼붓고 있다”며 “중앙 캠프와 후보 모두 이런 흠 잡기·막말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와 김민석 종합상황실장도 전날 언행에 신중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민주당 후보들과 당직자를 포함해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모든 분들께 간절히 호소드린다”며 “지지율이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 조금 전까지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패배할 것처럼 여론조사가 나왔지만 짧은 시간에 역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대로 얘기하면 언제든지 다시 역전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우리가 고개를 쳐드는 순간, 교만한 생각을 마음에 품는 순간에 국민들은 우리를 경계하실 것이다. 낮은 자세로 겸허하고 절박하게 국민들께 호소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상황실장도 민주당 후보자들에게 공지를 보내 한 위원장 발언에 대한 대응 자제를 요청했고, 윤석열 정권의 실정 지적과 공약 홍보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이처럼 민주당 지도부가 연일 ‘막말 경계령’을 내린 것은 국민의힘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같은 날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지금부터 한 일주일 좀 지나야 전체적인 뭔가를 알 수 있다”면서도 “승기는 잡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민주당은 “‘승기를 잡았다’는 표현은 의석수를 말한 게 아니라 1당이 가능하겠다는 의미임을 이 위원장이 확인했다”며 확대 해석 경계에 나서기도 했다.

◇ ‘후보자 리스크’ 우려

하지만 ‘후보자 리스크’는 우려할 사항이다. 경기 화성을의 공영운 후보는 지난 2021년 군복무 중인 20대 아들에게 서울 성수동 소재 부동산을 증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빠 찬스’ 논란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대학생 딸 명의의 대출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두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박정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앞에선 서민과 청년을 외치면서 뒤에선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데만 혈안이었던 민주당 후보들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고 직격했다.

공 후보에 대해선 “99년생 아들은 ‘아빠 찬스로’ 군복무 중에 30억 원의 성수동 건물주로 등극했다”며 “당시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을 하루 앞두고 공 후보는 22세 아들에게 건물을 증여했다. 실거주를 하지 않으면 증여를 제한하는 규제를 간발의 차로 피한 것으로, 절묘한 시기에 이뤄진 ‘꼼수 증여’”라고 지적했다.

박 단장은 “양 후보는 또 어떤가. 양 후보는 아파트를 매입하고 8개월 후인 2021년 20대 대학생 자녀 이름으로 11억 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경제활동이 없는 자녀가 사업자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학생이 어떻게 거액의 대출을 받을 수 있었는지, 그 이자는 어떻게 감당해 왔는지, 편법에 편법이 더해진 ‘특혜 대출’ 찬스 의구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두 후보의 꼼수 편법 행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또다시 박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이러니 서민과 청년을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는 민주당의 외침은 공허한 울림으로 들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공 후보는 입장문을 내고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한 과정에서 모든 절차를 적법하게 거쳤고, 관련한 세금을 납부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양 후보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은 모두 제가 감수해야 할 몫”이라며 송구하다고 했다.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29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공 후보 논란에 대해 “국민들 감정에는 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 증여세를 제대로 냈다면 이것은 큰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많은 자산 계층에서는 이러한 형태가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제일 중요한 것은 불법은 아니기 때문에 세금, 증여세를 제대로 냈느냐가 제일 중요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양 후보에 대해선 “그 당시의 영끌 논쟁 속에서 약간의 편법적인 대출을 통해 대학생 자녀가 상당한 금액의 대출을 낸 것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본인도 사과를 한 부분이다. 이 부분은 이후 당내에서 다시 논의될 수 있다면 평가받아야 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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